25년 역사의 IT서비스산업 아직도 도입기, 해외 진출 없이는 전략산업으로 성장 힘들어

보일락 말락, 보일락 말~락. 최근 유행어가 된 광고 카피이다. 보일 것 같으면서도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를 전달한다.
작금의 IT서비스 해외 진출도 보일락 말락이다. 가능성은 높지만 실제 수주로 이어 지는 것은 많지 많은 점에서 하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 업계는 기필코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 내야한다. 이것은 바람이 아니라 숙명이다. 이 글에서는 IT서비스 해외 시장 진출 전략이나 방법을 논하기 보다는 왜 해외 진출과 수출을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전하고자 한다.

'바람'이 아닌 '숙명'
한 산업이 국가의 중추적 분야로 성장하는 과정에는 수출, 해외 점유율, 세계 경쟁력이라는 필연적 과정을 거친다. 지금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반도체, 조선, 이동통신기기, 자동차를 보면 금방 이해된다. 이들 업종은 해외 시장 비율이 최소 50% 이상이다. 특히 반도체와 조선분야는 해외 수출이 매출액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협소한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의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다.

IT서비스산업도 국가 핵심 산업으로서 자리매김 되기 위해서는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 산업은 시장 규모도 크다. 전 세계 IT서비스시장 규모는 연 7,100억 달러로, 2,692억 달러 규모인 반도체의 2.6배가 넘는다. 반면에 국내 시장은 세계 시장의 3% 내외에 불과하다. 이런 소규모 시장에 IT서비스와 SW기업이 8천개 이상의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이는 레드오션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이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야하는 우리의 숙명적 이유이다.

시장은 작은데 플레이어는 수 없이 많다. 당연히 이들 간에 충돌과 밥그릇 싸움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경제학의 근간은 수요와 공급법칙이다. 수요와 공급을 기반으로 다양한 이론과 정책이 만들어 진다. 공급과잉이 발생하면 가격은 하락한다. 가격이 하락하면 이익이 줄어든다. 이익이 줄어들면 산업의 매력도가 저하된다. 산업의 매력이 떨어지면 우수 인력의 진입이 차단된다. 우수인재의 진입이 차단되면 그 산업의 경쟁력도 저하된다.

이렇게 해서 악순환의 사이클이 반복된다. 너무나 당연한 이치이다. 여기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작은 시장에서는 대안이 없다. 판을 키우는 것이 답이다. 어느 산업보다 고급인력이 포진해 있는 IT서비스산업이 열악한 환경과 치열한 경쟁에서 허덕이는 근본적 방책을 해외 시장에서 구해야 할 것이다.

성숙기로 진입하기 위한 성장통
IT서비스산업이 태동 된지 25년이 지났다. 그간 많은 성장도 있었고, 아픔도 많았다. 하지만 아직도 이 산업은 M. 포터의 산업구조분석에서 분류하는 도입기에 해당 한다고 본다. 포터는 산업의 라이프 사이클을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라는 4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정의했다.

그는 도입기에 있는 그 산업의 특징은 그 산업의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속한 속도로 증가하는 시기로 이 시기는 많은 이윤을 획득하기 위해서 자본투자와 기업의 신규진입이 활발하다고 했다. 따라서 경쟁이 치열하고 그만큼 이윤내기도 어렵다.

도입기는 리스크가 매우 높은 단계이다. 우리 IT서비스의 처지와 비슷하다. 현재 산업계는 다음 단계인 성장기, 성숙기로 진입하기 위해 성장통을 치루고 있다 할 것이다. 그런데 잘못하면 성장통을 겪다가 아사 상태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 다시 말해 지금이 성장을 위한 아픔이어야지 피지도 못하고 쇠퇴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제 다른 차원에서 해외진출을 강조하고자 한다. 우리는 IT서비스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략사업이란 국가 경제성장의 추진력이 되는 산업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전략산업으로서의 조건은 생산의 파급효과와 고용흡수력이 크고 수출확대에서 큰 몫을 해야 한다. 여기서도 수출이란 것이 필수적으로 언급된다. 즉, 전략산업이 되기 위해선 해외 진출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과거 철강·자동차·선박·섬유·전자산업 등이 국가 전략산업으로 중점 지원되었다. 이들 산업은 수출 진작과 더불어 국가 경제에 큰 기여를 했다. 또한 지난해 수출 3천억달러의 신화 달성에도 상기 산업군들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IT서비스, 디지털콘텐츠, 및 패키지 SW까지 모두 합한 수출액은 지난 2006년 한해 동안 13억4000만달러에 불과했다. 국가 수출의 0.4%에 불과한 해외시장 비중을 높여야 한다. 파이를 키우는 것이 우리가 살아갈 해법이다. 그 파이를 해외에서 만들어야 한다. 전략산업화 하기 위한 해외 시장 지향적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해외진출을 논의 할 때면 항상 대두되는 것이 우리의 경쟁력이 외국에서도 통할 정도의 수준인가에 대한 반문이다. 물론 IBM, EDS, 액센츄어 등과 같은 글로벌 리딩 기업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그러나 우리에겐 우리만의 장점이 있고, 이것을 전략화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대형 IT서비스기업과 솔루션 기업이 합심하고 정책이 뒷받침 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조선산업이 현재 초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시작은 아주 미약했다. 현대 정주영 회장이 선박 수주를 위해 5백원짜리 지폐를 보이던 일화는 너무나 유명하다. 척박한 산업 환경에서도 기업인의 의지와 가능성에 대한 강한 신념, 그리고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세계 최강의 조선산업을 만들었다. 조선산업에 비한다면 IT서비스산업은 좋은 조건이 너무나 많다. 훌륭한 IT인프라, 벤처 정신, 전자정부 레퍼런스, 대기업이 갖고 있는 인적 물적 네트워크 등 충분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다행히 정부에서의 지원책이 나오고 있다. 절실한 심정으로 IT서비스산업을 해외에서 더 큰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만의 장점 살리면 충분히 승산 있다
결론적으로 더 높은 고지를 위해 IT서비스산업의 판을 키우자는 것이며, 그 대안은 해외 진출이라는 것이고, 이 시점이 중요하며, 자칫 머뭇거리거나 혜안을 갖지 못하면 상당기간 더 어려운 시기를 거쳐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IT서비스 해외시장, 보일락 말락이 아니라 보일락 더 크게 보일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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