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정보를 공유·융합하는 생산자로 위치, 비전 선포식 통해 시스템 오픈

[아이티데일리] 도서관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지금보다 영향력이 더 커질지, 아니면 명맥만 남을지 가늠이 쉽지 않다. 수천년 동안 도서관은 ‘지식의 보고’로서 인간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했지만, 디지털 등장 이후 점점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도서관이라 하더라도 구글과 같은 인터넷 기업은 도서관보다 더 많은 정보를, 더 빠르고, 더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다.

 

허용범 국회도서관장이 취임 직후부터 ‘4차산업혁명’과 ‘도서관’을 화두로 삼아 해답 찾기에 나선 배경이다. 허관장은 “4차산업혁명은 도서관을 본질적으로 바꿔 놓고 있다”며 “변화에 순응하지 못할 경우 도서관은 자료보관소로 전락하고 청소년 자기개발 공간이나 여가선용과 같은 공간으로 본질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칠게 표현하면 ‘지식의 보고’란 영광된 자리에서 ‘어린이 놀이터’로 전락할 수 있다는 날카로운 지적이다.

허용범 관장이 4차산업혁명이 도서관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5년 뒤, 10년 뒤 도서관 미래를 위해서는 세상 변화를 주도하는 4차산업혁명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허 관장은 “도서관이 IT기술을 활용해 지식정보 생성, 제공, 활용에서 많은 변화를 추구했지만 온라인과 디지털이라는 더 큰 변화에 묻혔다”며 “단순 지식 전달자에서 벗어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지식정보 생산자이자 공급자로서 위치하는 것이 미래 도서관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신뢰 정보를 보유 ‘도서관 장점’에 주목…참여·공유로 정보 순환 생태계 구축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도서관이 정보를 생산할 수 있을까?
허관장은 구글, 네이버 등을 가상 경쟁자로 삼아 국회도서관 미래를 고민했다. 이들이 제아무리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손 치더라도 국회도서관은 유일하게 입법‧법률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또 정보 홍수기에 정보 신뢰성은 정보를 사용하는 첫 걸음이라고 판단했다.

다양한 공공 기관에서 생산한 고품질 학술정보를 묶고 이를 사용자가 직접 공유하고, 참여하고, 새 데이터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떠올랐다. 데이터와 데이터를 연결하고, 수많은 사용자들 불러오는 기능은 4차산업혁명 핵심 기술인 클라우드, 빅데이터를 적용하면 해결된다. 

국회도서관은 2년이란 시간을 통해 도서관-4차산업혁명-지식정보를 잇는 끊기지 않는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그 결과물을 오는 2월 1일 ‘4차산업혁명 선도 국가중심도서관 비전 선포식’을 통해 공개한다.

허 관장은 비전 선포식이 ‘도서관 미래를 풀어가는 첫 걸음’이라고 강조한다. 허 관장은 “이번에 공개할 클라우드 및 빅데이터 시스템으로 데이터를 상대로 ▲가지고 놀고 ▲참여하고 ▲새로 만들 수 있는 환경을 구현했다”며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지속 생산하고 선순환하는 생태계로서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생태계 정점에는 국회도서관을 비롯해 8개 도서관이 위치하고 있다.

국회도서관이 2년동안 구축한 클라우드 기반 국가학술정보 시스템 

▶ 도서관 미래에서 4차산업혁명을 주목한 배경은.

도서관장에 취임 이후 국정감사 등 각종 업무를 숨가쁘게 처리하면서 느꼈던 건 도서관 업무 중 정보화가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매우 크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종이 형태의 도서뿐 아니라 원문을 디지털화해 안방에서도 국회도서관이 구축한 자료를 편하게 볼 수 있다든지, 정기간행물의 경우 아티클 하나하나를 입력해 저자나 키워드로 검색하여 원하는 자료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업무 등은 실제로 손도 많이 가고 예산도 엄청나게 드는 작업이다.

또한 도서관 정보 구축량이 늘어날수록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가공할 수 있는 또 다른 정보화가 절실하다는 것을 느꼈다. 국회도서관은 2016년에 이미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개념을 도입한 데이터융합분석과를 신설해 개방형 연결 데이터 기반의 국내 최초 통합검색시스템인 ‘국가학술정보 클라우드 시스템’과 ‘학술연구자정보공유시스템’을 구축했다. 

국회도서관이 4차 산업혁명시대에 선진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오픈을 하는 시점에서 우리끼리 자축할 것이 아니라 도서관계 뿐 아니라 문화 정치 사회 분야로 더 널리 알리고, 우리 국회도서관이 미래도서관의 표준을 만들어 가고 있음을 선포하고자 ‘4차 산업혁명 선도 국가중심도서관 비전 선포식’을 열게 됐다.

국회도서관 비전선포식 홍보자료

▶ 비전 선포식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요즘 비슷한 얘기를 자주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 도래에 따른 시대의 요구는 도서관도 예외가 될수 없다는 것이다. 곧 국회도서관이 갖고 있는 신뢰할 수 있고 객관성 있는 의회정보, 법률정보, 학술정보, 정책정보, 지방의회정보, 공공정보 등 디지털자료에 대한 망라적인 수집과 관리가 꼭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역할을 수행할 조직은 중립성과 영속성을 유지할 수 있는 국회도서관이 적임자라고 판단한다. 우리 도서관이 명실상부하게 4차 혁명시대에 도서관의 미래를 선도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하고자 한다. 선포식에서 2016년 도서관 최초로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개념을 도입한 시스템 ‘국가학술정보 클라우드시스템’과 ‘학술연구자정보공유시스템’을 오픈한다.

이 시스템은 국내 최초 통합검색시스템이며,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협업하여 인공지능 엑소브레인 시연도 예정됐다. 미래도서관 비전을 함께하는 국회4차산업혁명포럼, 대통령직속4차산업혁명위원회, 한국정보화진흥원, 네이버, 구글 등 9개 기관이 참석한다.

허용범 관장이 국회도서관의 미래상을 설명하고 있다

▶ 국회도서관이 집중할 향후 모습은.

국회도서관은 태생이 입법활동 지원을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따라서 국회도서관 조직은 다른 공공도서관 역할에 앞서 국회의원 입법활동 지원을 우선으로 한다. 이런 이유로 다른 도서관에는 없는 의회정보실과 법률정보실 조직이 있고, 언어전문가 및 법률전문가 등이 의원 질의에 회답하는 고품질 서비스도 제공한다. 의회정보만 하더라도 1년에 4천 건에 달한다.

대국민서비스 역할 또한 막중하다. 석박사총목록, 정기간행물기사색인 등 국회도서관의 자랑인 국가서지 작성기관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고, 무엇보다 인문사회과학 분야 도서는 우리도서관이 최고다. 직접방문 이용자부터 전자도서관 접속자까지 다양한 이용자가 1일 5만 명에 달하고, 작년 11월 정기간행물실 리모델링을 해 열람환경도 좋아졌다. 이젠 열람실별 고정 단골도 늘어나고, 무엇보다 평일 야간개관으로 직장인이나 장년층 이용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번 4차 산업혁명 선도 국가중심도서관 비전 선포 역시 대국민서비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도서관 방문 이용자에게도 4차 산업혁명 관련 주제 도서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소장도서전을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지금 짓고 있는 부산관에도 라키비움 개념을 도입해 이용자가 열람뿐 아니라 전시와 기록관을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도록 복합문화공간 개념으로 건설할 계획이다. 올해 시공해 2021년 개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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