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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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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운영체제(OS)는 서비스이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다글로벌 상용SW 백서 프로젝트 마감 소회 ③:유영창 에프에이리눅스(주) 공동대표

   
▲ 유영창 에프에이리눅스(주) 공동대표

[컴퓨터월드] 글로벌 상용 소프트웨어 백서 작업에 참여했던 분들의 공통적인 외침이 있다. ‘지옥’ 그리고 ‘환희’이다. IITP(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박상욱 수석이 보낸 작업 참여 요청 메일은 지옥으로 들어가는 입장권이었다. 그러나 고통의 나날을 지내면서 만들어진 상용 소프트웨어 백서는 환희 그 자체였다.

대한민국 상용 소프트웨어 현황을 적나라하게 알리고 싶다는 박상욱 수석과 한 분야에서 한 가닥 한다는 분들이 다들 미쳤다는 생각을 할 만큼 현황 분석 작업과 끝장 토론을 벌였고, 자신의 결과물을 더 좋게 만들겠다는 은근한 경쟁심까지도 보였다. 필자 역시 그런 미친 작업 분위기에 심취할 수밖에 없었다.

글로벌 상용 소프트웨어 백서 작업은 운영체제와 오픈 소스 분야에서 20년 이상의 경험을 한 필자에게 국내 시장을 좀 더 객관적이고 명료하게 되돌아본 계기가 되었다. 어쩌면 가장 큰 수혜를 본 것은 다름아닌 필자가 아닐까 싶다. 이 글 역시 국내 현황과 글로벌 상황을 지켜보고 냉정하게 내린 개인적인 견해임을 밝힌다.


생활 속 운영체제 그러나 한국형 운영체제는?

현대인이라면 컴퓨터, 핸드폰, 자동차 중 최소한 한 가지 이상은 소유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 기기들을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구글의 안드로이드, 애플의 iOS라는 운영체제를 자주 접할 것이다. 최근에는 자동차에도 운영체제가 탑재되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테슬라 전기차의 테슬라OS다. 이 테슬라OS를 보면 운영체제의 미래에 대한 힌트가 보인다. 놀랍게도 테슬라OS는 리눅스 커널에 기반한 우분투 배포판을 최적화하고 펌웨어를 섞은 듀얼 운영체제 형태다.

당연히 운영체제 업데이트는 기본이며 테슬라OS는 8.0 버전까지 판올림했다. 이 업데이트를 통해 테슬라는 차량의 성능과 특성을 향상시킨다. 이 OS는 단순히 대시보드 화면만 제어하는 것이 아니라 차량 전체를 통제한다. 이런 운영체제는 현대의 많은 제품에 내장돼 사용성과 편리성을 높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접하는 많은 제품들을 개발하는 개발자들에게 통일된 개발 환경을 제공하여 생산성을 높여주고 있다.

운영체제라는 것은 이처럼 제품 개발과 사용의 편리성을 높여주는 것이 목적이고, 이런 목적을 위하여 수많은 운영체제가 탄생되었다. IBM 메인프레임부터 워크스테이션, IoT 기기까지 수많은 운영체제가 제품에 존재한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운영체제를 위키피디아에서 검색하면 그 어마어마한 종류에 놀랄 것이다. 그런데 위키피디아에 기록된 운영체제 중에 한국에서 만든 운영체제 이름은 없다. 왜일까? 단순히 외국인들이 한국 운영체제를 빠뜨린 것일까?


운영체제로 돈을 벌 수 있을까?

한때 소프트웨어에 대한 단속으로 벌벌 떨었던 기억을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분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필자도 이런 아픈 기억이 있지만, 지금 워드 작업을 하고 있는 이 컴퓨터의 모든 소프트웨어들은 정품이다. 운영체제인 윈도우 10 역시 정품이고 매년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운영체제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마이크로소프트만 돈을 벌고 있다. 그 외의 운영체제 패키지 시장은 그리 크지 않다. 지금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만 해도 무료다. 어떻게 돈을 벌 수 있겠는가?

현재 전세계에 가장 큰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은 리눅스 운영체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안드로이드 우분투도 리눅스 운영체제의 한 종류다. 서버부터 모바일까지, 심지어 임베디드 제품까지 리눅스는 끝없이 확장 중이다. 리눅스는 공개된 운영체제이고 당연히 무료다.

그런데 정말 무료일까? 안드로이드는 무료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최적화 비용은 무료가 아니다. 삼성이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면서 구글에 한 푼도 주지 않는다는 걸 믿는 사람이 있을까? 여러 가지 특허 및 라이선스와 관련된 비용부터 최적화와 서비스 지원 등 다양한 형태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사용자는 정말 무료로 사용하고 있을까? 직접적인 비용은 무료다. 그러나 안드로이드에 기반한 구글의 각종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면서 구글에 간접적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구글은 다양한 간접 서비스로 사용자에게서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안드로이드뿐만 아니다. 서버와 임베디드 분야도 운영체제의 직접적인 시장은 지속적으로 축소되거나 무료화 되었고, 기술/검증/인증 서비스 같은 간접 서비스 시장은 계속 확장되고 있다. 이렇게 패키지 시장이었던 운영체제 분야는 서비스 시장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도로, 항만 같은 기초 사회 간접 자본이 있어야 경제가 발전하듯, 현대의 운영체제는 비즈니스의 사회 간접 자본이다.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투자를 해야 파생되는 서비스 시장에서 열매를 얻을 수 있다. 과거에는 IBM,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이 투자했고 지금은 구글이 운영체제에 투자하고 있다. 그 결과로 각 시대마다 그들이 IT 비즈니스 세계를 평정하고 있다.


운영체제는 혁신이 아닌 완성도의 싸움

1956년에 미국에서 시작된 운영체제 기술은 60년의 저력으로 미국 기업이 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60년의 역사를 갖는 운영체제 기술은 IBM,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HP, 구글 같은 세계적인 기업을 탄생시켰다. 예외적으로 핀란드 출신이 만든 리눅스도 있지만 관련 운영체제의 주도권은 여전히 미국이 쥐고 있다.

국내 모기업이 이런 기술 역사에 당당히 도전했고, 정부도 정책적으로 운영체제 연구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기업 경영자에게 박수를 보낼만한 도전이었고, 칭찬하고 싶은 정부지원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아쉬움만 남겼다. 왜 이런 결과가 생긴 걸까?

정부의 R&D 정책은 원천적인 기술을 강조한다. 국민과 언론들도 혁신적인 기술과 원천적인 기술만이 R&D의 성공 모델로 여기는 분위기다. 물론 부품/소재 같은 물리, 바이오 영역에서 혁신과 원천 기술 개발의 성공 모델은 일견 타당하다.

그러나 60년 이상의 역사를 갖는 운영체제 분야에서 원천 기술을 논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60년의 역사를 뛰어넘을 만한 기술 개발을 일개 기업이 돈과 인력을 퍼부었다고 해서 만들 수 있겠는가? 필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불가능하다.

안드로이드가 원천 기술이 있는가? 엄청난 수의 공개 소프트웨어를 잘 아우르고 사용자에게 편하게 사용하도록 끝도 없이 업그레이드를 한다. 거기에 더해 수많은 역사를 가진 기술 기반의 공개 소프트웨어가 지속적으로 합류한다. 그 결과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세계를 석권했고 구글은 그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확대하여 거대 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SW 분야는, 특히 운영체제는 혁신이 아닌 완성도의 싸움이다. 애플폰이 혁신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상품이 혁신이지 구현된 기술이 혁신인 것은 아니다. 혁신적인 상품으로 느끼도록 기술을 완성해 가는 것이다.


충분히 성장 가능한 국내 운영체제 시장

상용 SW 백서 작업 과정 중에 필자는 임베디드와 모바일 분야의 국내 및 글로벌 시장 규모를 산출해야 했다. 물론 권위 있는 조사 기관의 자료를 참조했다. 그런데 운영체제 분야는 최근 글로벌 시장 규모를 알기 힘들었다. 앞에서 이야기한 서비스 간접 시장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에 시장 조사 기관들이 더 이상 조사를 하지 않아서였다.

국내 시장 자료는 국내 연구 기관의 자료를 참조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국내 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를 참조했고, 더불어 상용 SW 백서 작업팀 중 시장 조사팀에게 자료를 요청했다. 그런데 필자는 깜짝 놀랐다. 받은 자료에서 임베디드 분야의 시장 규모가 9억 원이라고 명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임베디드 분야는 항공, 군사, 조선, 자동차 등등 국내 산업 전 분야에 걸쳐 사용되는 운영체제인데 그 시장이 겨우 9억 원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국내 시장 조사 자료는 순수 국내 기업이 판매하여 공식적으로 집계가 가능한 운영체제의 기업 매출 자료였다.

2017년에 상용 SW 백서 작업이 끝나면서 국내 운영체제 시장 규모는 다시 정의 되었는데 국내 시장 규모가 무려 1조 9천억 원이다. 이 규모는 임베디드, 모바일, PC 서버 분야를 합치고 직·간접 시장을 포함한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거대한 국내 운영체제 소비시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운영체제로 돈을 버는 국내기업은 없다. 대부분의 비용을 국외 기업에게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특화된 운영체제로 도전하자

우리는 국내 운영체제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충분한 국내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다. 반면에 60년의 운영체제 기술 생태계와 비즈니스 생태계를 갖고 있는 기존 운영체제 시장에 도전하기에는 국내 운영체제 전문기업이나 연구기관의 규모가 너무 작다. 구글이 2007년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내걸었던 안드로이드 개발자 상금이 무려 93억 원이다. 이 금액은 5년간 지원되던 국내 정책 연구 자금보다 많다.

그래서 필자는 특화된 운영체제 시장에 도전할 것을 제안한다. 특화된 운영체제란 우분투나 안드로이드 같은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한 운영체제가 아니고 특정 분야에 집중된 운영체제를 의미한다. 바이오 헬스 전용 운영체제일 수도 있고 자율 주행 자동차용 운영체제일 수도 있다. 드론 운영체제일 수도 있고, IoT 로봇 장난감 운영체제일 수도 있다. 산업 분야가 다양하듯이 특화된 운영체제가 개발될 수 있는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이런 제안이 가능한 이유를 몇 가지 들어보려 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첫 번째는 운영체제를 팔 수 있는 거대한 소비 시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도전을 받고 있지만 제조 산업 분야에 있어서 최고는 아니더라도 아직까지는 대한민국이 강자다. 현재 세계 핸드폰 시장의 강자로 누구를 꼽는가? 애플에 대항하는 삼성이 있다. 전세계 가전제품 역시 대한민국이 지배하고 있다. 산업 현장에 쓰이는 자동 제어 시스템 시장 역시 한국의 영향력은 크다. 조선과 자동차에도 세계적인 지배 시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제품에 맞는 맞춤형 운영체제에 도전할 만하다.

두 번째는 기술 흐름의 큰 변화 시점에 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학술적으로 연구되던 인공지능이 제품에 적용되고 각종 서비스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블록체인 역시 단순한 유행이 아닌 큰 기술의 흐름이다. 비트코인이 쓰였던 블록체인이 전 산업 분야로 적용을 확대해 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IoT 기술은 ICT 창업자들의 단골 메뉴이고 하나의 큰 기술 흐름이다. 이런 기술 변곡점에서는 기존 틀을 부수고 새로운 플랫폼들이 탄생되는데 운영체제는 플랫폼의 핵심 기술이다.

세 번째는 운영체제 기술이 대부분 오픈 소스의 가장 큰 수혜를 받는 분야이고, 국내에 공개된 운영체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관련 기술력이 높다는 점이다. 우리는 3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운영체제에 관련된 학자, 연구원, 개발자를 보유하고 있다. 한때 임베디드 분야에서 전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리눅스 관련 기술 분야에서 최고를 자랑하기도 했다. 이는 우리에게 운영체제 분야의 저력이 아직도 상존함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특화된 운영체제를 만드는 것은 충분한 완성도만 가지면 도전할 만한 영역이고 국내에 시장 규모나 기술적인 배경도 충분하다. 이제 다양한 산업 분야에 맞는 특화된 운영체제를 만들어 패키지 시장에 도전하고, 무료로 공개하여 서비스 시장에 도전하고 대한민국의 제품 경쟁력을 올려야 한다. 기업도 정부도 운영체제가 4차 산업의 한 핵심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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