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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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트렌드] 유니콘 기업으로 본 4차 산업혁명시대 신산업 (9)SpaceX : 우주여행 시대 열 것인가

   
▲ 유재흥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산업제도연구실선임연구원

[컴퓨터월드] 기술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업들의 흥망성쇠 주기도 이에 비례해 빨라지고 있다. 창업 10년 미만의 기업이 시장의 패권을 차지하기도 하고, 영원할 것처럼 여겨졌던 세계적인 기업이 신생 기업의 먹잇감이 되기도 한다. ‘SW가 세상을 먹어치우고’, ‘모든 기업이 SW기업’으로 변신하는 디지털 전환의 격변기에 기업의 디지털 DNA를 강화시켜 1조 원 이상의 가치를 갖는 유니콘 기업이 된 스타트업들이 10여년 사이에 여러 국가에서 출현했다.

본지는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시대가 우리 기업들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각 분야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을 소개하는 난을 마련했다. ‘유니콘 기업으로 본 4차 산업혁명 시대 신산업’이라는 주제의 유재흥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경영학 박사)의 글을 1년 동안 연재한다. 이번 강좌가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 탄생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편집자 주>
 

유재흥 연구원은 한국과학기술원 경영학 박사로 소프트웨어 산업 생태계, 혁신 기업 성장 전략, 신기술 확산 전략 등에 대해 연구활동을 해왔다. ‘제4차 산업혁명과 산업의 디지털 전환 연구’, ‘트럼프 정부 출범이 국내 SW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한 보고서와 ‘실체 있는 제4차 산업혁명 : 사회현안해결형 공공SW사업으로!’ 등의 칼럼을 다수 게재했다.

1. 유니콘의 시대 : 유니콘 기업,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열다! (1월호)
2. (드론) DJI Innovation: 미국을 추월한 드론 산업의 선두 주자 (2월호) 
3. (헬스케어) iCarbonX : 디지털 헬쓰케어, 중국의료를 혁신하다 (3월호)
4. (핀테크) Lufax: 글로벌로 성장하는 중국 P2P 대출 기업(4월호)
5. (VR/AR) Magic Leap : 가상시대를 열다!(5월호)
6. (빅데이터/AI) Palantir Technologies: 세상에서 가장 수상한 스타트업(6월호) 
7. (온라인 게임) Unity Technologies: 게임산업의 엔진(7월호) 
8. (전자상거래) Flipkart : 인도의 아마존(8월호) 
9. (항공우주) SpaceX : 우주 여행 시대를 열 것인가(이번호) 
10. (부동산) WeWork : 오프라인 공간의 재탄생 
11. 한국은 왜 유니콘이 나오지 못할까?


우주 개발 패러다임을 바꾼 스페이스엑스(SpaceX)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로켓 엔진의 거대한 굉음과 엄청난 열기가 뿜어져 나온다. 마치 주변의 모든 것들을 녹여버릴 것 같은 불꽃은 100미터가 넘는 거대한 쇠기둥을 하늘로 밀어낸다. 관제센터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의 모습에 긴장감이 가득하다. “1단 엔진 분리”, “2단 엔진 분리”, “페이링 분리” “정상궤도 진입”, 거대한 엔진들이 하나 둘 지구 저편으로 아득히 떨어져가고 조그마한 우주탐사선은 마침내 우주 한 공간에 조용히 도달한다. 관제실에서는 일제히 환호가 터진다.

우주 발사체의 모습을 생각할 때 전형적으로 떠오르는 장면이다. 공상과학 만화에서부터 아폴로11호, 디스커버리호의 발사 그리고 온 국민의 눈을 끌어 모았던 나로호의 발사 장면까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스트레오 타입의 상상을 깨뜨린 장면이 있다.

2016년 4월 8일 출렁이는 대서양 한 복판에 바지선 한 척이 파도에 흔들리며 떠 있다. 잠시 후 거대한 로켓 엔진 하나가 불을 내뿜으며 바지선 한 가운데 정확히 착지한다. 여전히 파도는 거세다. 테슬라의 CEO로도 유명한 엘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엑스의 로켓 엔진의 해상 회수 장면이다.

이 장면을 본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국이 우주탐험을 선도하고 있는 건 스페이스엑스와 NASA와 같은 혁신가 덕분”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먼 우주 하늘에서 지구 저편 어딘가로 아련히 떨어져 나가야 할 로켓이 마치 살아 있는 듯 버젓이 ‘제 자리’를 찾아 내려앉은 것이다. 그것도 조금만 벗어나도 꺼낼 방법이 막막한 대서양 한 복판 조그만 바지선 한 가운데 말이다. 스페이스엑스는 4전 5기 끝에 성공한 이 해상 회수 실험으로 비록 로켓 지상회수에서는 제프 베조스의 블루오리진에 한 달 뒤졌지만 민간우주항공회사로 주도권을 확보하며 우주 항공 분야에 혁신 기업으로 전 세계에 각인되었다.

막대한 예산과 오랜 기간의 기술 축적이 요구되는 우주 비행체 분야에서 2002년 창업한 신생기업이 15년 만에 미국, 러시아의 내로라하는 연구소와 대기업들도 이루지 못한 일을 해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우주 개발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이 기업은 도대체 무엇을 했단 말인가?

항공우주연구원의 원장을 지낸 김승조 교수는 “(스페이스엑스의) 팔콘9이 조만간 발사체 업계의 판도는 물론 세계 우주 개발 패러다임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신생 우주 벤처 기업의 성공 요인으로 열정적인 사람, 미국의 도전적 창업 풍토, 넓은 발사체 기술 저변, 거대 군수업체들이 과점한 시장 구조, 그리고 NASA의 개발 정책 변화를 들고 있다.


차이를 만드는 열쇠는 ‘사람’

우선, 스페이스엑스는 엘론 머스크라는 걸출한 CEO로 유명하지만, 스페이스엑스의 핵심 기술은 탐 뮐러라는 엔지니어가 개발한 것이다. 아이다호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탐 뮐러는 오랫동안 로켓엔지니어의 꿈을 가지고 있었다. 퇴근 후에는 차고에서 직접 설계한 엔진을 만들었고 주말이면 민간 로켓 기술동호회 RRS(Reaction Research Society)에서 활동했다. 이 회원들과 함께 발사대까지 갖춘 모하비 사막에서 자체 소형 로켓 시험을 했다. RSS의 열정적인 활동이 우주 사업을 준비하던 머스크의 귀에 들어가고 머스크는 뮐러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좀 더 큰 놈도 만들 수 있겠소?”라며 동업을 제안했다.

뮐러는 미국 유명 항공우주업체였던 TRW에서의 경험과 밤을 지새우는 열정으로 2003년 3월 스페이스엑스 창립 9개월 만에 최초의 멀린 엔진(Merlin Engine) 시험에 착수했다. 2005년 1월 멀린 엔진 1호를 완성하고 그해 4월 팔콘1호기를 완성한다. 2006년 팔콘1호의 첫 시험 발사는 실패했고, 2008년 9월 네 번째 발사 만에 성공한다. 창업하고 6년도 채 안된 시점에서 한 기업이 어느 국가도 이루지 못한 일을 해낸 것이다.

여기에 엘론 머스크의 비전이 가미되어 시너지를 발휘하게 된다. 일찍이 머스크는 페이팔을 창업하고 매각한 대금으로 우주 탐사 사업에 뛰어 들었다. 그래서 세운 스페이스엑스는 우주탐험(Space eXploration)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머스크는 우주개발의 필수가 발사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 발사체 개발에 있음을 깨닫고 사재 2억 달러를 들여 창업한다. 2008년 8월 팔콘1호의 세 번째 발사 시험이 실패했을 때에도 실망한 직원들 앞에서 “저는 절대로 포기 하지 않습니다. 절대로”라며 우주 발사체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마침내 네 번째 발사에서 성공한 후, 민간 우주 업체로서 ‘최초’라는 수식어까지 붙는 여러 업적을 성취해 낸다.

스페이스엑스는 2018년 현재 100회 이상의 발사 계약을 체결했으며 12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전 세계 상업용 위성 발사뿐만 아니라 NASA, 미 공군과의 계약이 포함되어 있다. 현재 6,000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스페이스엑스의 핵심 업적

● 지구 궤도에 도달한 최초의 민간 액체 로켓(팔콘1 4차 발사 - ‘08년 9월 28일)
● 우주선을 성공적으로 발사, 비행, 회수한 최초의 민간 기업(팔콘9 2차 발사 - ‘10년 12월 9일)
● 국제우주정거장에 우주선을 보낸 최초의 민간 기업(팔콘9 3차 발사 - ‘12년 5월 25일)
● 정지 궤도에 인공위성을 쏘아올린 최초의 민간 기업(팔콘9 7차 발사 - ‘13년 12월 3일)
● 궤도 로켓 1단 부스터를 최초로 지상에 착륙 성공(팰컨9 20차 발사 - ‘15년 12월 22일)
● 궤도 로켓 1단 부스터를 최초로 해상 바지선에 착륙 성공(팰컨9 23차 발사 - ‘16년 4월 8일)
● 궤도 로켓 1단 부스터를 최초로 재사용해 발사와 착륙 성공(팰컨9 32차 발사 - ‘17년 3월 30일)
● 최초로 화물 수송 2단 로켓의 조종 비행 및 회수 성공(팰컨9 32차 발사 - ‘17년 3월 30일)
● 상업용 화물 운송 우주선의 재사용 비행에 최초로 성공(팰컨9 35차 발사 - ‘17년 6월 3일)
● 로켓 1단 두 개 부스터 지상 착륙 성공, 코어 로켓 바지선 착륙 실패(팔콘헤비 시험발사 ‘18년 2월 6일)


실리콘 밸리의 창업 풍토와 우주 산업 투자

미국의 도전적 창업 풍토 역시 성공 요인이다. 신생업체라도 미래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분위기가 지금의 스페이스엑스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다. 남아공 출신의 머스크는 창업에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X.com을 비롯해, 페이팔을 창업하고, 스페이스엑스, 테슬라(Telsa), 솔라시티(SolarCity), 하이퍼루프원(Hyperloop One) 등 다수의 도전적인 창업들을 연쇄적으로 일으킨다. 물론 머스크가 타고난 창업가인 것도 사실이지만, 스타트업의 성공엔 실리콘 밸리의 도전적인 창업 문화와 여기에 투자하는 투자네트워크의 유기적 연계가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실제 최근 미국에서 우주 항공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다. 세계 500대 부호 중 16명이 우주 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여기엔 빌 게이츠, 제프 베조스, 마크 주커버그,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에릭 슈미트, 폴 알렌 등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IT저명인사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가장 적극적 조직인 ‘스페이스 엔젤스(Space Angels)’는 2007년 설립돼 운영 중이다. 이 조직은 다수의 개인 및 기관 투자자가 모여 우주 산업 개발 관련 시드 투자와 시리즈 A투자를 주로 한다. 2016년 기준 26개국의 약 214명 인증된 투자자가 33개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스페이스 엔젤스에 따르면 우주사업에 투자된 비용이 2011년 4억 달러를 조금 넘었으나 2016년엔 약 31억 달러로 급증했다.

아래는 2017년 우주 관련 벤처들의 주요 투자자와 관련 기업들을 나타낸 그림이다. Space Angels가 가장 많은 기업들에 투자하고 있으며,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Alphabet)과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Tencent) 역시 관련 벤처에 투자하고 있다.

   
▲ 우주 산업 투자 현황(출처: CBInsight, 2017.5)


저변 기술의 활용

로켓기술은 이미 1940년대에 개발되었으며 우주경쟁이 치열하던 50~60년대에 상당 기술이 개발되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의 로켓 기술보다 당시 기술 수준이 부분적으로 더 앞서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 당시 개발된 기술이 스핀오프 되어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되었고 지금 우주 기술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핀틀 인젝터(Pintle Injector)’ 기술로 인젝터는 로켓 연료와 산화제를 적절히 뿜어주어 잘 탈 수 있게 해주는 액체로켓엔진의 핵심 부품이다. 이 기술은 1950년대 나사의 JPL(Jet Propulsion Laboratory)에서 연구되기 시작했고 1960년대에 우주산업체 TRW사가 아폴로 달착륙선의 하강모듈에 사용했다. 이후 TRW에서 이 인젝터 기술을 로켓 엔진에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해 왔다. TRW에서 일했던 뮐러는 저가 핀틀 엔진 개발에 참여했다. 이 때의 경험이 팔콘 발사체의 고효율 저비용의 멀린 엔진 개발로 이어진 것이다.

또 하나는 터보펌프 기술이다. 이것은 연료와 산화제를 엄청난 속도로 대형추진제 탱크로부터 끌어와 연소실로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데, 연료가 액체수소나 액체산소면 초저온으로 액체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고온, 초저온에도 견딜 수 있는 고강도 재료가 필수다. 스페이스엑스는 바버-니콜스라는 고성능 펌프 제작업체로부터 구매할 수 있었기 때문에 터보펌프 개발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을 수 있었다. 김승조 교수의 말처럼 “기술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 기술을 얼마나 정확하게 설계에 적용하고, 정확하게 제작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스페이스엑스의 파괴적 가격 경쟁력

우주 산업은 거대 군수 산업체가 과점하고 있어 진입 장벽이 높다. 또한 전통적인 정부 주도형 사업이며 대규모 투자가 소요된다. 실패에 따른 비용이 크고, 실험의 반복을 통해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가야 하는 분야다. 따라서 작은 신생 기업으로서는 도저히 엄두를 낼 수 없는 분야다. 전통적으로 이 시장에는 록히드마틴, 보잉과 같은 대형 군수 산업체 및 항공업체가 과점하고 있다. 러시아, 중국, 유럽에서도 국가 주도형 사업으로 국가의 막대한 투자가 동반된 사업으로 국영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시장이다.

이러한 시장에 스페이스엑스가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업계를 뒤흔드는 파괴적 가격 경쟁력이었다. 머스크는 창업할 때부터 우주 발사 비용을 지금의 1/10로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스페이스엑스의 주력 발사체인 팔콘9은 그 개발비가 3억 달러 수준으로 NASA에서 예측한 36억 달러의 1/10에 불과하다. 발사비용을 낮추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현재 홈페이지에 공개해 놓은 스페이스엑스 팔콘9호의 발사비는 약 6천만 달러 수준이다. 비슷한 규모의 ULA에서 개발한 델타4호는 개발비가 25억 달러, 발사비 1.5억 달러가 든다. 지난 2월 발사에 성공한 대형로켓 팔콘헤비의 발사 비용 역시 대당 9천만 달러에서 시작한다. 이는 4억 달러가 넘는 ULA의 델타IV헤븐(Delta IV Heaven) 발사 가격과 비교하면 파격적이다. 이와 같은 가격 경쟁력으로 스페이스엑스는 NASA와 미 공군과의 우주 발사체 개발 계약을 연거푸 따내는데 성공한다.

스페이스엑스는 2017년 기준 세계 우주 발사체 시장의 45%를 차지했고 2018년에 65%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켓 제작비용의 70~8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1단계 추진 로켓의 회수와 재활용은 비용을 더욱 낮춰주게 될 것이다. 현재 스페이스엑스는 1단 로켓엔진은 특별한 정비 없이 10회 이상 재활용이 가능하고 최근 팔콘9의 다섯 번째 버전인 블록5(Block5)는 100여 차례의 재활용도 가능하다고 한다. 머스크는 향후 1,000회까지 재활용 가능하도록 만들어 발사비용을 더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 팔콘9과 팔콘헤비의 발사비용(출처: 스페이스엑스 홈페이지)


NASA의 역할 변화

우주 개발은 대표적인 정부 주도형 사업이었다. 국가가 우주 개발의 정책과 로드맵을 수립하고 대규모 연구 개발비를 투자하는 구조였던 것이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고 장시간의 개발 기간이 걸리는 탓에 정권에 따라 정책이 변하면 우주 개발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종종 부딪힌다. 게다가 소수의 항공우주방위산업체들은 대부분의 국가 우주개발 프로그램의 개발 비용과 이윤을 보장받는 형태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익을 도모하는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었다. 국민의 세금으로 성과가 뚜렷이 나지 않는 분야에 투자하면서 소수의 방위산업체의 이득만 챙겨주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이에 NASA는 2011년부터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종료하였고, 로켓 역시 상대적으로 비용이 싼 러시아의 소유즈 로켓을 임대하기에 이르렀다. 러시아도 최근 2016~25 우주개발 프로그램에서 달 유인 탐사 관련 사업 계획을 대부분 취소했다.

NASA의 연간 예산은 약 2조 원이 넘고 있어 세계 어느 나라보다 월등히 많은 비용을 우주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우주개발이 활발하던 1960년대 말 연방예산의 4.5%에 달했던 것에서 0.5%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 주도형 우주 개발사업에서 비용 효과적인 민간의 기술 도입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 NASA가 추진한 사업이 COTS라는 사업이며 스페이스엑스는 이 사업을 통해 단숨에 경영흑자를 기록하고 우주 기술 개발의 동력을 얻게 된다.

   
▲ NASA의 예산 변화

COTS(Commercial Orbital Transportation Services, COTS)는 상업용 궤도 운송 서비스 사업을 의미한 것으로 2006년 1월 공고된 NASA 연구 개발 지원 프로그램이다. 2015년까지 상용 서비스를 통한 우주정거장의 보급 필요에 따라 NASA가 관련 민간 기업 육성을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이었다. 이 사업에 선정된 민간 기업은 NASA의 축적된 기술 지식과 자금을 제공받아 로켓 발사 및 우주선 개발을 주도하게 된다.

2006년 NASA의 COTS 프로그램은 20여개의 제안서가 접수되었으며 최종 스페이스엑스 와 오비털 사이언스(Orbital Sciences)가 선정되었다. 스페이스엑스는 창업 4년 만에 NASA가 발주한 COTS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2006년 8월 2.8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에는 NASA와 추가 계약으로 총 3억 9,6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사업을 수행하며 2007년 팔콘 9호와 자체 개발 우주선인 ‘드래곤’이 NASA 안전 인증을 통과하여 기술력도 검증받았다. 2010년 12월 우주화물선(드래곤) 캡슐을 팔콘9으로 쏘아 올린 시험비행(COTS Demo Flight1)에 성공했고 2012년 5월 드래곤 화물우주선을 실은 두 번째 시험 비행(COTS Demo Flight2)에 성공했다.

2008년에는 NASA와 우주정거장에 총 12번의 물품을 배송하고 약 16억 달러를 받는 상업용 재보급 서비스(Commercial Resupply Services, CRS) 계약을 체결했다. 2012년 5월 민간업체로서는 최초로 우주 화물선 ‘드래곤’을 쏘아 올려 국제 우주정거장(ISS)에 물품을 배송하는데 성공했다. 2014년에는 미국 정부의 차세대 유인 우주선 사업자로 선정되어 우주왕복선을 대신해 우주비행사를 수송하는 임무를 부여 받았다. 우주정거장에 우주비행사를 보내는 이 사업은 7인승 규모의 우주선을 개발하는 것이고, 계약규모는 약 26억 달러이다. 현재 스페이스엑스는 드래곤2라는 유인우주선을 개발 중이며 올해 유인 우주선 발사 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우주 산업의 전망

우주 관광
스페이스엑스는 팔콘9 로켓 3개를 묶은 사상 최대의 빅팔콘로켓(BFR)을 개발하고 있다. 이 로켓은 약 106미터, 직경 9미터, 150톤 페이로드(저궤도), 팔콘 헤비의 2.5배의 무게를 탑재할 수 있으며 아폴로11호를 달로 보낸 역사상 최대 엔진인 새턴V의 추진력에 두 배를 낼 계획이다.

빅팔콘을 이용해 고도 300km의 준궤도를 통해 세계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는 항공서비스도 계획 중인데, 이것이 실현되면 1시간 내에 세계 어느 곳에나 도달할 수 있다. 베조스가 창립한 블루오리진이 기획하고 있는 우주체험 서비스는 민간인을 우주로 올려 보내 무중력체험 등 우주여행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인데, 비용이 일인당 35만 달러지만 대기자가 7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도 버진랠럭틱이라는 우주산업체를 만들어 우주왕복선 모양의 로켓을 개발하고 있다. 지구궤도 여행 우주관광상품을 25만 달러에 내놓고 예약을 받기 시작했는데 팝가수 레이드 가가 등 600여명의 인사들이 신청했다고 한다.

위성 발사
위성 관련 시장의 약진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미국 연방항공청(2018)에 따르면 우주 관련 사업의 시장 규모는 약 3,445억 달러라고 한다. 이중 75.6%인 2,605억 달러가 위성 관련 시장이다. 발사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면 통신을 비롯해 농업, 재난, 지질, 기상, 과학, 해양, 수산, 임업, 환경, 국토, 도시, 토양, 자원탐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위성 정보에 대한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스페이스엑스의 엘론 머스크는 2016년 11월 미국연방통신위원회에 기가비트급 초고속 인터넷을 전세계에 구축하기 위해 4,425개의 인터넷 위성을 쏘아올리겠다는 계획서(일명 스타링크)를 제출하여 FCC로부터 실험용 라이선스를 발급받은 상태다. 지난 2018년 2월 실험용 광대역 위성 2대를 팔콘9에 탑재해 발사했다. 스페이스엑스는 2025년까지 미국 내 4천만 가입자를 확보해 연간 300억 달러의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피델리티, 구글 등이 10억 달러 이상 투자하고 있다. 2010년 창업한 플래닛 랩스는 초소형 위성을 제작해 쏘아 올린다. 28개의 무리 위성들이 24시간 지구를 한 바퀴 회전하며 지구 상공을 계속 촬영한다. 한마디로 지구를 스캔하고 있는 것인데 이 업체는 위성사진을 제공하는 업체는 많지만, 농업, 도시계획 등 다양한 용도를 위한 이미지 분석까지는 해준다고 강조한다.

위성 영상 분석
특히 위성 영상 분석은 새로운 신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3년 설립된 오비탈 인사이트는 위성을 하나도 보유하지 않았지만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통해 인공 위성 영상을 분석하는 서비스를 한다. 한 예로 미국과 중국 원유 저장 탱크를 찍은 위성 영상을 분석해 현재의 저장량, 일일 변동량, 향후 수요량 등의 정보를 그래프와 수치로 시각화해 제공한다.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중국 원유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 업체의 대표는 원유 저장 탱크의 지붕에 생긴 그림자로 딥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해 현재 저장량을 분석한다고 한다. 또한 미국 쇼핑몰 주차장의 주차된 차량을 일정 기간 분석해 쇼핑몰 재고관리나 미국 경기 동향 예측에 활용한다.

이에 따라 향후 10년간(2018~2027년) 상용 발사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통신, 원격감시, 우주화물선 및 유인우주선, 기타 위성, 발사 시험 분야에서 지금보다 두 배 가까운 발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한다. 향후 10년간 평균 42.3회의 발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중 정지궤도(GSO: geosynchronous orbit) 발사가 약 18회로 약 19%센트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17년 10월 KT가무궁화위성 5A를 실은 스페이스엑스 팔콘9을 발사해 정지궤도의 고도에 올렸다. 이어 무궁화위성7호를 유럽의 아리안스페이스를 통해 발사예정이며 두 위성의 발사 비용은 제작비, 보험, 관제료 등을 합해 4,100억 원이다. 2020년 발사 예정인 우리나라 시험용 달 궤도선의 발사체에도 스페이스X의 팔콘9으로 쏘아 올릴 예정이다.

   
▲ 세계 발사 시장 예측(출처: 미국연방항공청)


시사점

우주 공간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강대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미국은 2020년 우주군 창설을 발표했다. 여기에 중국도 달 탐사 위성, 유인우주선 개발 등을 가속화 하면서 우주 공간에 대한 주도권 확보는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활발한 민간 투자도 진행 중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2014년 기준 우주 산업의 76%가 정부 아닌 벤처 기업 등 민간이 담당한다고 한다. 지난 2015년에는 미국은 우주 개발 자원에 대한 소유권을 민간과 개인에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차세대 블루오션으로서 우주 개발에 관심을 증폭시켰다.

중국에서는 다양한 민간 우주 업체들이 출현하고 있다. 2014년 중국 민간 우주 로켓기업으로 가장 먼저 설립된 엑스페이스(ExPace)를 비롯하여 중국판 스페이스엑스라 불리는 원스페이스, 링크스페이스, 칭화대에서 설립된 랜드스페이스 등이 상용 위성 발사를 앞세워 발사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은 내수 시장이 탄탄해 소형 위성의 경우 3~5년 마다 교체해야 하는 수요가 막대해 3년 내 1,000기에 이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국가 방위적 측면에나 상업적 측면에서 우주 공간에 대한 접근성의 확보가 새로운 국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의 우주 항공 분야는 걸음마 수준이다. 이미 1969년 미국이 아폴로11호를 쏘아 올릴 때 사용한 새턴5 로켓은 1단에 무려 5기의 800톤급 엔진을 실었다. 하지만 현재 정부가 개발 중인 한국형발사체는 1단에 75톤 엔진 4기 총 300톤급 엔진을 탑재해 실험 발사를 시도한다. 아직 75톤 엔진개발에 매달려 있는 실정인 것이다. 성공하면 700km 태양동기궤도에 무게 1.5톤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2018년 우리 정부의 우주개발 투자는 약 6천억 원 정도다. 미국 연방 정부 예산이 475억 달러, 중국 108억 달러에는 비할 바 못되지만 유럽의 10억 달러 수준에는 근접하고 있다. 2021년 개발완료를 목표로 한 한국형발사체 개발 시험이 올 10월 예정되어 있다. 75톤급 주엔진의 비행성능 검증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 있는 발사체 기술의 확보는 우주 시대가 본격화되기 전 확보해야 할 기술이다. 비록 미국, 러시아와 같은 대형 로켓 기술의 추격은 어렵더라도 다목적 위성을 자력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기술 확보는 필요하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분야는 여전히 정부주도형이 유효하되 다양한 위성 영상을 분석하여 정보 서비스로 제공하거나, 특화된 소형 위성을 개발하는 분야 등에서는 민간과 함께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올 10월 한반도의 하늘을 가르고 우주로 질주하는 한국형 발사체의 모습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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