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순 위니플 부사장 및 CTO

[컴퓨터월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시장은 그동안 매우 빠르게 성장해왔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기업 및 일반 사용자들은 기존에 출시돼 있는 모바일 앱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 앱보다 기능적으로 최적화돼있고 강력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앱을 필요로 하지만, 관련 지식이 부족해 직접 앱 개발에 나서지 못한다.

지난 2016년 설립된 위니플은 이러한 사용자들을 위해 앱 자동 빌더 플랫폼을 개발 및 서비스하고 있다. 위니플의 연구개발조직을 총괄하고 있는 황현순 부사장(CTO)을 만나 노코딩(No-cording) 앱 개발 서비스의 가능성과 위니플의 전략을 들어봤다.

▲ 황현순 위니플 부사장 및 CTO

HTML5를 중심으로 웹 표준 기술이 각광받으면서 다양한 서비스들이 웹 기반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웹 서비스는 PC와 모바일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접근할 수 있으며, 사용자에게 별도의 설치를 강요하지 않는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기존에 웹 기반 기술로는 구현할 수 없었던 기능들이 가능해지면서 웹 서비스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하지만 웹 기반 기술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네이티브 앱이 갖는 가치는 여전히 건재하다. 사용자들은 점점 자신의 디바이스에 새로운 앱을 설치하는 것에 대해 불편해하지만, 주변 상황을 반영한 알람 서비스나 푸시(Push) 메시지와 같은 앱의 기능들을 편리하게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서비스 제공 기업 입장에서는 앱 설치를 통해 사용자들을 브랜드에 종속시키고 보다 쉽게 마케팅 등을 위한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앱이 가져다주는 편익을 얻고자 한다. 웹 기반 기술의 발전으로 이전보다 더 많은 기능들을 웹에서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앱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기능들을 모두 대체할 수는 없다.

위니플은 동명의 노코딩 앱 자동 빌더 플랫폼을 개발해 서비스하는 SW전문 스타트업이다. 해당 플랫폼은 전문적인 역량이 요구되는 앱 개발 과정을 간소화함으로써 프로그래밍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원하는 앱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들을 선택적으로 조립하고 UI를 선정하기만 하면 플랫폼 엔진이 자동으로 맞춤형 모바일 앱을 제작해준다. 이를 통해 프로그래밍 역량을 갖추지 못한 사용자도 동호회 등의 커뮤니티 수단이나 기업의 대고객 채널을 위한 앱을 제작할 수 있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웹 기반 서비스들이 각광받고 있음에도 앱만이 가진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IT업계 종사자가 아닌 일반인이 앱 개발을 시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SW개발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용자는 필요한 기능이 있을 경우 유사한 앱을 모바일 스토어에서 검색하며, 기업 사용자 역시 모바일 앱을 개발할 경우 자체 인력을 활용하거나 외주개발에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전문가가 직접 앱을 개발하겠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드물며, 노코딩 앱 개발 플랫폼을 인지하고 있는 경우도 적다.

하지만 위니플 측은 이를 뒤집어, 아직 활성화돼있지 않은 노코딩 앱 개발 플랫폼 시장을 선제적으로 공략하면서 시장과 함께 성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용자들이 앱 개발에 대해 갖고 있는 두려움을 허물어 누구나 자유롭게 원하는 앱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황현순 위니플 CTO와의 인터뷰 내용을 문답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Q. 위니플이 제공하는 주력 서비스는?
위니플의 비전은 남녀노소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앱을 만들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상적으로는 채팅, 일정 관리, 게시판 등 각각 모듈화된 기능들을 필요에 따라 조립하고 몇 가지 설정을 거치면 앱이 산출되는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는 일반 사용자 시장과 기업 비즈니스 시장에서 모두 수요가 일어날 수 있다. 현재 일반 사용자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유형은 가족모임이나 산악회, 교회와 같은 커뮤니티의 게시판 목적이다. 이러한 커뮤니티들은 ‘카카오톡’의 그룹대화 기능이나 네이버 ‘밴드’ 등을 활용하고 있지만, 해당 앱에서 지원하는 기능이 제한적이고 커스터마이징의 폭이 좁아 불편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특히 보다 독립적이고 폐쇄된 공간을 원하는 모임이나 커플 등은 기존 앱의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용자들에게 위니플의 서비스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모듈화된 기능들을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조립함으로써 원하는 기능과 UI를 갖춘 최적의 앱을 제작하고, 인터넷 카페나 ‘카카오톡’, ‘밴드’ 등이 제공하지 않는 커뮤니티만의 독립된 앱을 사용함으로써 보다 사적인 대화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 위니플 플랫폼을 통해 비전문가도 원하는 앱을 빠르고 손쉽게 제작할 수 있다.

기업 비즈니스 시장에서는 보다 수요가 명확한데, 현재는 쇼핑몰이나 직원들을 위한 기업용 커뮤니티 공간, 제품 및 조직 홍보 등이 주목적이다. 특히 사용이 쉬우면서도 웹 기반 기술이 제공할 수 없는 네이티브 앱의 강력한 기능들을 활용할 수 있기에 사용자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가령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에서 요구되는 푸시 기능의 경우, 웹 기반 기술도 PWA(Progressive Web Apps)라는 대안을 통해 구현할 수 있기는 하지만 네이티브 앱의 사용성을 넘기는 어렵다. 또한 기업에게 있어서 자사의 비즈니스 서비스를 웹에서만 제공하는 것 보다는 별도의 앱 사용을 유도함으로써 브랜드에 구속되도록 하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Q. 개발자 도움 없이 원하는 앱을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은 일반 사용자들에게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개념은 아니다. 국내외 노코딩(No-coding) 플랫폼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일반 사용자들에게 앱 개발은 별나라 이야기인 게 사실이다. 우리 같은 IT업계 종사자들이 ‘간단한 앱이라면 쉽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해도 일반 사용자에게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네이버 카페나 ‘밴드’는 손쉽게 개설하고, 여러 개의 템플릿을 참조해가며 게시판 모양을 설정하고 친구들을 초대하면서 뚝딱뚝딱 잘 만든다. 이것은 결국 사용자들의 인식, 패러다임의 문제다.

다음 업그레이드인 4.0버전을 준비하면서 이런 패러다임의 전환을 생각하고 있다. 가령 단어 하나를 사용하더라도 보다 친숙하게 느껴지는 것을 사용하는 식이다. 앱이나 개발 같은 단어 자체가 이미 사용자들에게 부담감을 준다는 판단에서다. 사용자는 그저 가족들끼리 공유할 수 있는 게시판을 갖고 싶을 뿐인데, 그런 것을 위해 굳이 ‘앱’을 ‘개발’씩이나 할 필요가 있냐고 느낄 수 있다. 그보다는 기존 서비스들보다 커스터마이징이 쉽고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카페 개설이 가능하며, 거기에 더해 별도의 앱 또한 제공하는 서비스로 접근한다면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는 그리 유명하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윅스(Wix)와 같은 노코딩 웹페이지 개발 플랫폼이 서비스되고 있다. 위니플 역시 서비스 출시 이전에 윅스의 모델을 벤치마킹했으며, 웹 시장보다 앱 시장이 더욱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 아래 노코딩 앱 제작 플랫폼으로 방향을 잡았다.

향후 국내에서 앱 시장, 혹은 하이브리드 웹앱 시장이 확대된다면 위니플 서비스와 같은 간단한 앱 개발 플랫폼을 찾는 사용자들도 늘어날 것이다. 아직까지 노코딩 앱 개발 플랫폼이 활성화돼있지는 않지만, 그런 만큼 선두주자로써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Q. 서비스 출시 이후 어떤 점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강화해왔는지?
위니플 서비스는 지난해 초 출시 이후 매우 빠르게 기능을 확장하고 있다. 처음 출시된 1.0 버전에는 앱 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모듈 자체가 적어 이를 중심으로 업그레이드해왔다. 위니플은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자유롭게 조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모듈의 수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게시판이라고 하더라도 인터넷 카페에서 사용하는 제목 위주의 형태가 있고, 사진 업로드가 많은 게시판이라면 이미지 미리보기를 제공하는 구성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SNS가 보여주는 것처럼 내용만 표시되도록 할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을 내부에서 꾸준한 아이디어 회의를 거쳐 지속적으로 추가해나가고 있다. 출시 당시 5~6개 모듈로 시작해 현재는 약 20개 정도의 모듈이 마련돼 있으며, 향후 5~60개 정도를 확보할 계획이다.

앱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는 것 역시 중요한 목표다. 1.0버전에서는 사용자가 필요한 모듈을 조립하고 기타 설정을 마치더라도 최종적으로 앱 설치 및 배포를 위한 APK 파일 등을 생성하는 데에 10~2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 사용자들은 자신이 제작한 앱을 확인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완성도를 높이고 싶어 하지만, 수정을 마치더라도 이를 확인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하니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비교적 어려움 없이 진행됐던 모듈 추가에 비해 앱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전사 차원의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로우레벨까지 파고들면서 최적화도 하고 앱 개발 파이프라인도 개선했으며, 이를 통해 3.0버전에서는 10~15초까지 줄이는 것에 성공했다. 개인적으로는 10~15초 정도면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하기에 충분히 만족스럽지만, 향후 더욱 단축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위니플 플랫폼을 통해 노코딩 앱 개발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

Q. 위니플 서비스의 향후 로드맵은?
다음 버전에서는 일반 사용자를 위한 기능 강화와 앞서 얘기한 패러다임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로 보다 손쉬운 UI 제공과 새로운 모듈 추가, 서비스 성능 개선 등이 중점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더해 비즈니스 사용자들을 위한 심화된 기능 제공 역시 고려하고 있다. 여기에는 소상공인이나 쇼핑몰 운영사업자들을 위한 특화된 도구나 솔루션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여전히 HTML5를 중심으로 한 웹 시장에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앱과 웹을 함께 다룰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가 요구될 것이다. 이미 하이브리드 웹앱과 같은 형태가 나오고 있다. 위니플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앱 개발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웹 시장의 가능성을 고려해 앱과 웹을 모두 개발할 수 있는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강력한 네이티브 앱의 기능과 독립된 url로 접속할 수 있는 웹의 접근성을 갖춘 차세대 서비스 모델이 될 것이다. 해당 서비스는 올해 말에 론칭할 계획이다.


Q. 연구개발조직을 이끄는 입장에서 위니플의 이상적인 미래상을 그려본다면?
크게 두 가지 트랙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오픈API 플랫폼 구축이다. 현재 위니플 서비스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듈들은 우리가 직접 개발한 것들이지만, 유사한 게시판이라도 세세한 차이에 따라 별도의 모듈로 개발할 필요가 있는 만큼 모든 모듈을 직접 개발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따라서 오픈API로 만들어 앱 개발 경험이 있는 사용자들이 각자 만든 모듈을 업로드하고, 사용량에 따라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 플랫폼에 없는 모듈도 필요에 따라 추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발 역량을 갖춘 사용자들의 선택지를 확장하고, 회사 차원에서 매출 확대는 물론 기술력 또한 검증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특히 성공적인 오픈API 생태계 구축은 한 사람의 개발자로써도 매우 욕심이 나는 목표다.

두 번째는 현재 운영 중인 서비스에 차세대 기술을 좀 더 적용하자는 것이다. 선도적으로 차세대 기술을 적용해 다른 서비스들과 차별화하고, 우리의 서비스를 이용하며 함께 성장하고 있는 사용자들에게도 훨씬 많은 성장을 가져다줄 수 있다. 위니플 구성원들의 역량 향상과 충분한 연구가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기에 단기간에는 힘들겠지만, 장기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가령 블록체인 같은 분산 컴퓨팅 기술은 위니플 서비스에 잘 맞는다. 위니플 서비스는 일반 사용자와 비즈니스 사용자를 가리지 않고 중앙 서버를 통해 운영되고 있지만,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서버 방식으로 전환하게 된다면 중앙 서버 없이도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다. 쉽게 말해 서버 비용 없이도 생태계 유지가 가능해진다. 또한 사용사례가 늘고 있는 지역화폐나 커뮤니티통화 같은 가상화폐를 위니플 서비스에 접목해 앱 내부에서의, 혹은 앱들끼리의 거래도 가능하다.

비즈니스 사용자들이 생산하는 데이터들을 취합해 선진화된 데이터 유통 플랫폼도 만들 수 있다. 위니플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축적되면 거기서 생산되는 빅데이터들을 취합해 올바르게 정제 및 가공함으로써 원하는 기업이 활용 가능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 사용자들은 의사결정을 위한 인사이트를 얻거나 위니플 생태계 내의 다른 사용자들에게 원하는 마케팅 활동을 펼칠 수 있다. 다만 사용자 데이터는 매우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자칫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데이터만 모은다고 해결 가능한 문제는 아니기에 충분한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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