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더 좋은 제안달라", 안연구소-"상생 방안 생각해달라" 양사 모두 팽팽한 입장 고수


▲ 네이버 PC그린(베타 테스트) 서비스 화면





포탈을 통한 실시간 감시 서비스를 포함한 백신프로그램의 무료 제공에 대한 안연구소와 NHN간 공방전이 진전없이 계속되고 있다.

NHN이 9월 초 자사의 검색 포탈인 네이버의 이용자들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실시간 감시 서비스를 포함한 백신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철수연구소는 NHN의 무료 백신 서비스 'PC그린'이 자사의 온‧오프라인 백신 사업(빛자루, V3)에 큰 타격을 미칠 것이란 판단 하에 반기를 들고 강력히 나섰으나, 아직도 양사의 대화 협의에는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양사는 해결점을 찾지 못한 채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어 앞으로 인터넷 업계와 국내 보안업계를 대표하는 NHN과 안철수연구소의 힘 겨루기가 업계의 이목을 끌 전망이다.

NHN "이용자 보호 차원의 서비스는 세계적인 추세"
NHN은 지난 9월 13일부터 10월 10일까지 1,000명을 대상으로 PC그린의 클로즈 베타 테스터를 시행중이며, 10월중으로 정식 시범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NHN은 야후, 다음, 엠파스 등 다른 포탈 사이트와 마찬가지로 그동안 네이버 툴바를 통해 바이러스 및 스파이웨어 무료 치료 서비스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실시간 감시 기능이 제외된 서비스였기 때문에 치료된 바이러스에 재차 감염될 수 있고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은 어려웠다. 또 PC에 이상 징후 발생 시 검색을 해 삭제하는데 시간도 많이 소요되다보니 이용자들은 무료 툴바 서비스와 함께 실시간 감시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 유료 백신서비스를 병행해서 이용해야만 했다.

NHN이 실시 예정인 'PC그린'은 실시간 감시, 보안패치 검사, 예약 검사, PC 최적화 및 자동 업데이트 기능 등을 포함한 무료 백신 서비스로 기존에 툴바 서비스에 비해 PC보안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는 게 특징이다. 특히 안철수연구소, 하우리 등 백신 업체들의 주 수익원인 온‧오프라인 백신 프로그램과 기능면에서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NHN 관계자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일 수도 있는데 진작에 했어야 할 서비스를 이제서야 하게 된 것일 뿐"이라며 "KT 메가닥터, 넷피아 PC클린 등의 서비스에서도 실시간 감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미 이용자 보호 차원의 서비스는 세계적인 추세"라고 전했다.

현재 NHN은 안연구소 측에 좋은 제안을 달라 요청해 놓았으며 이용자들과 약속한 서비스 계획을 무작정 늦출 수만도 없는 상황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서비스 계획 발표 당시 NHN 측에서 양사간 협력 방안에 대해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지만, 안연구소 측에서는 "NHN의 이 서비스 자체에 문제제기를 했기 때문에 대외적인 시각을 고려했을 때 NHN과 손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양사 협력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났다.

안硏 "네이버 실시간 감시 서비스의 무료화는 절대 안돼"
안철수연구소는 "NHN에 좋은 제안을 줄만한 상황이 아니며 인터넷 업계 리더인 NHN이 국내 보안업계의 리더인 안연구소가 그동안 SW 업계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쌓아온 전문성과 노력을 존중한다면, 네이버의 실시간 감시 서비스를 무료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연구소가 KT, 넷피아 등도 자사 고객들을 대상으로 실시간 감시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NHN의 무료 서비스에 반발하는 이유는 인터넷 업계 70%를 점하고 있는 네이버의 시장 장악력을 무시 못하기 때문이다.

안연구소 관계자는 "네이버에서 무료로 서비스를 하게 되면 '백신 서비스=무료'라는 인식이 확산돼 백신 사업을 하는 업체들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NHN이 국내 보안 업계와 상생을 위한 방안에 대해 신중히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NHN의 기존 무료서비스 강화측면에 대해서도 "네이버 툴바 서비스에서 실시간 감시 기능이 빠져있다 해도 네이버 이용자들은 무료서비스의 한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연구소는 NHN의 무료서비스가 안티바이러스 업계 및 제품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도 하고 있다.

NHN의 'PC그린' 서비스가 카스퍼스키의 외산 안티바이러스 엔진으로 서비스 되고, 하우리에서 나온 인력이 일부 있다고는 하지만, 안연구소처럼 24시간 365일 대응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시스템 및 조직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조직적이고 체계적 지원(주기적 패치)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문제 발생 시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해 결국 안티바이러스 업계 및 제품에 대한 인식만 떨어질 게 뻔하다고 예상했다.

현재 안철수연구소의 온라인 PC보안 서비스 '빛자루'는 실시간 감시 및 자동업데이트 기능의 유무에 따라 프리(무료)와 파워(유료)로 나뉘어 제공되고 있다. 안연구소 전체 매출 가운데 20~30%인 약 150억원정도가 온라인 보안 서비스에서 나오며 국내 온라인 보안 서비스 업계에 50%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이 밖에도 안연구소 전체 매출의 70~80%는 여전히 V3를 포함한 안티바이러스 사업 매출인 것으로 알려진다.

NHN와 안철수연구소의 입장에 대한 업계 의견도 분분하다.

이 가운데 "인터넷 포탈 업체들의 무료 실시간 감시 서비스 제공에 이렇게 감정적으로 호소하고 대응하기보다 안연구소 측에서도 무료 가격정책을 적절히 써, 전 세계 시장에 제품을 확산시키고 세계적인 기술 우위를 점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번 양사의 공방전이 법정 싸움으로까지 번질지, 아니면 서로 요구수준을 맞추는 정도로 끝날지, 해결 열쇠는 양사가 쥐고 있다. 이번 양 사간 공방전의 승자가 "안철수연구소냐?", " NHN이냐?"라기 보다는 이용자들의 편익을 우선 고려한 현명하고도 대승적인 결말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이 관련업계의 공통된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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