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싸이언 TV광고에서 변신 성공, 전지현-애니콜 스커트 광고에서 메시지 전달 실패

김태희와 전지현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연기자라도 시나리오가 빈약하다면 그 가치를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TV 광고는 2시간의 영화에 담을 내용을 30초안에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또한, 짧은 시간 동안에 브랜드와 제품의 속성과 기능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따른다. 게다가 광고모델을 활용할 경우에는 제품과 모델과의 관련성도 고려하여야 한다.

김태희와 전지현을 대표하는 TV광고는 싸이언과 애니콜이다.

먼저, 김태희의 싸이언 광고는 김태희가 싸이언을 손에 들고, 휴대폰 TV를 볼 때 애픽 하이(EPIK HIGH)가 러브러브러브를 부르고 있다. 핫팬츠를 입은 그녀는 싸이언 TV를 보면서 리듬에 맞추어 엉덩이 춤을 춘다. 즉, 싸이언 TV가 조용한 김태희마저 흔들게 만든다는 스토리이다.

이 광고에서는 김태희와 싸이언이 TV를 통하여 하나가 되고 있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청각적으로는 애픽 하이(EPIK HIGH)의 노래가 들리고, 시각적으로는 그녀가 즐거움에 겨워 온 몸을 흔드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김태희는 지적이면서 여성스럽고 조용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싸이언이 이를 반전시킨 것이다.

반면에 애니콜은 1960년대 복고스타일의 여성들과 비슷한 스타일을 한 전지현이 흰 스커트를 입고 돌아다니다가 경관을 보고 도망가려다가 잡혀서 검문을 당한다. 여기까지의 정황으로 보았을 때, 시청자들은 미니스커트를 단속하는 것으로 예측했지만 광고에서는 오히려 지금은 미니가 열풍이니 짧게 입고 다니라고 한다. 전지현은 자신이 입고 있던 흰 스커트 밑단을 뜯어 내어 자신의 스타일과 애니콜 슬라이드 실버색 핸드폰 디자인을 일치시킨다. 누구나 이 TV광고를 한 번 보고서는 이해하기 힘든 복잡한 이야기이다. 이런 난해한 이유는 4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공급자 중심의 광고는 소비자 혼란 가중
첫째, 브랜드 컨설팅 전문업체인 브랜드38 연구소(Brand38.com)의 조사에 의하면 광고모델이 전지현이라는 사실을 응답자의 60%가 인식하지 못했으며, 이 중 여성보다 남성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둘째, 지나가던 경관들이 자를 들이대고 미니스커트를 단속하는데, 긴 스커트를 입은 그녀가 왜 스커트 밑단을 뜯어 냈는지도 시청자들은 한번에 이해하기 어렵다.

셋째, 브랜드의 속성에 모델이 따라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따라가는 과정에도 권위적인 경관이라는 매개체를 거쳐 가면서 브랜드 속성과 모델과의 연결고리를 더 어렵게 하였다.

넷째, 수요자 중심의 광고가 아닌 공급자 중심의 광고라는 것이다. 수요자 중심의 광고는 소비자들이 저절로 제품에 다가가려고 행동하고 노력하는데 반하여 공급자 중심의 광고는 우리 회사에서 이런 제품을 만들었으니 당신들도 미니스커트를 입어야 한다는 공급자 중심에서 사고를 강요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세계적으로 우수한 품질을 지닌 애니콜의 기능(이성)적인 면보다는 미니스커트라는 감성을 강조하여 기능적인 면이 묻혀버렸다. 즉, 싸이언은 TV를 통하여 기능과 감성을 동시에 보여준 반면에 애니콜은 미니스커트가 구체적으로 고객에게 어떠한 편익을 주는지를 확실히 제시하지 못하였다.

즉, 모델이 제품의 속성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때, TV광고는 기업의 매출 증가로 나타나기 때문에 모델과 광고 스토리의 선택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중요한 의사결정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에 의하여 풀어야 하겠다.

박문기
브랜드 38 연구소 소장 BRAND38.COM

· 조흥은행 미래든 종합통장 네이밍, 디자인
· 애니셀(Anycell) 브랜드자산 평가
· LG화학 조은세상·빙그레 바나나 우유 이노센트 브랜드 컨설팅 수행
· 저서 '우리회사 브랜드가치는 얼마일까' 발간
· 진로 발렌타인 위스키 가자주류 브랜드자산 평가
· KT 커머스 화상전화기 네이밍 개발
· 롯데호텔 메가씨씨 네이밍 디자인 개발
· 천안시 농산물 브랜드자산 평가 및 마케팅 전략 수립
· 태창기업 청바지 및 데님시장 리서치 조사 및 전략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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