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과 CC인증 앞세운 후발업체와 기존 업체 간 경쟁 치열

국내 600억 규모의 백신 시장을 둘러싼 관련 업체들의 치열한 시장쟁탈전이 나날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후발 국산 공급업체들과 외산 벤더들이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어 기존 업체들과 이들 후발 업체들 간의 시장쟁탈전은 피할 수 없는 한판승부가 벌어질 전망이다.

우선 후발 업체인 이스트소프트, 잉카인터넷 등은 공공 시장을 대상으로, 시만텍, 맥아피, 카스퍼스키랩 등의 외산 벤더들은 SMB 고객을 대상으로 각각 공략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나섰다. 이에 맞서 국내 백신시장의 70~80%를 장악하고 있는 안철수연구소와 하우리 등도 신제품을 앞세워 기존 시장방어에 적극 나서고있다. 즉 국내 백신 시장의 50~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안철수연구소는 최근 PC용 통합보안 신제품 V3 Internet Security 8.0을 발표, 경쟁업체들의 공략에 맞서고 있다.

백신 제품은 1년 단위로 라이선스 재계약을 맺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보안 제품들에 비해 교체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에 따라 관련 업체들은 영업력, 브랜도 인지도, 가격경쟁력 등을 내세워 뺐고 뺐기는 시장 쟁탈전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것이다.

◆SMB 시장규모 약 300~400억 = 인증이나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영향을 미치는 공공, 대기업 시장의 경우 일부 백신 업체들에게는 시장 진입이 제한되어 있다.

대기업 고객은 브랜드인지도가 높은 안철수연구소, 하우리, 시만텍 등의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기업 이미지 때문에 국산 제품을 도입하고자 하는 성향도 여전히 강한 것으로 보여진다. 때문에 카스퍼스키랩, 맥아피, 트렌드마이크로, 이스트소프트, 잉카인터넷 등의 외산 및 시장 후발 업체들은 브랜드 인지도 보다는 저렴한 가격과 쉽고 간편한 제품의 요구가 높은 SMB 시장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SMB 백신 시장규모는 약 300~400억원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인 약 50~60%를 차지하고 있어 각 백신업체들은 대기업이나 공공시장보다 이 시장공략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SMB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및 서비스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잉카인터넷, 시만텍, 이스트소프트 등은 SMB 고객을 위한 백신 신제품 및 서비스를 출시했다. 즉 올초 백신 시장에 전격 진출한 잉카인터넷은 5월부터 온라인 백신서비스를 시작했고, 시만텍은 한층 더 가벼워진 'SMB용 시만텍 엔드포인트 프로텍션(SEP)'을 선보일 예정이다. 참고로 시만텍이 발표할 예정인 이 제품은 SMB 고객에게 필요없는 매체제어 등의 기능을 제외하고 중앙관리 기능을 대폭 간편화 했다고 한다.

이스트소프트도 올 하반기에 기업용 사업 강화를 목표로 악성코드 방지, 실시간 차단 외에 개인방화벽 등 PC보안 기능이 추가된 '알약 2.0'을 출시할 계획이다.

카스퍼스키랩은 지난 연말 업그레이드시켜 출시한 개인용 제품의 PC 리소스 점유율이 구버전에 비해 30~40% 밖에 차지하지 않을 정도로 가볍다는 점을 내세워 공략하고 있다. 맥아피는 백신 기능을 포함한 자사의 PC 통합 보안제품이 제공하는 관리적 이점을 내세워 엔터프라이즈 미드 마켓 비즈니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한국카스퍼스키랩은 "대기업의 경우 제품을 쓰다가 마음에 안들어도 설치 작업이 간단하지 않기 때문에 잘 못바꾼다. 대기업 대상 비즈니스가 어려운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며, "PC가 100대인 SMB 고객의 경우 하루, 이틀 내 교체가 가능해 백신제품 갱신을 앞둔 중소, 중견 기업을 집중 공략하고있다. SMB 고객 역시 카스퍼스키랩 제품이 타사보다 바이러스를 잘 잡는다는 데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발 업체들의 공공 시장 진출에 '업계 초긴장'= 국산 백신업체인 이스트소프트와 잉카인터넷 등은 올해 CC인증을 획득, 공공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스트소프트가 5월 안에 '알약 v2.0'으로 CC인증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잉카인터넷은 '엔프로텍트 안티바이러스/스파이웨어 3.0'을 최근 CC인증을 획득했다. 알약의 경우 지난해 백신 시장에 진출해 급속도로 시장을 확대 중이고, 잉카인터넷은 기존 PC보안 사업을 통해 공공 시장에 입지를 확보하고 있어 이들의 공공시장 진출이 국내 백신 시장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스트소프트는 소규모(100인 미만) 기업과 중견(100~900인) 기업을 타깃으로 지난해 알약 기업용 버전을 출시해 2008년 말까지 3~4천개 기업 고객을 확보해 관련 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또한 개인용 무료 백신인 알약 이용 고객 수가 이달 기준으로 1,700만을 넘은 상황이다.

이스트소프트는 "개인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무료 백신 제공으로 제품 인지도를 높여 기업 구매담당자들의 구매로 이어지게 한다는 알약의 전략이 잘 맞아 떨어진 것"이라며 "알약의 탐지력을 좋게 평가해 공공 시장에서도 현재 대기 수요가 많다. CC인증 획득으로 공공시장 진입장벽이 해소되면 알약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공공기관들이 점점 더 늘고 있다"고 전했다.

잉카인터넷은 2004년 선보인 통합PC보안 솔루션 '엔프로텍트 엔터프라이즈'를 공급하며 백신 기능을 통합 제공해 왔다. 이 제품의 경우, 매출의 60%가 공공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잉카인터넷은 올 초부터 자체 기술로 백신 제품을 출시함에 따른 PC보안 사업 경쟁력 강화와 백신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공공 시장에 납품 가능한 백신 제품 브랜드는 안철수연구소, 하우리, 비전파워, 에스지어드벤텍, 시만텍 등이다. 알약과 엔프로텍트의 공공 백신 시장 진입이 향후 시장판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안철수연구소는 최근 3년 동안 백신 사업을 통해 300~4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아직 전체 매출의 50% 이상이 백신 사업에서 나오고 있다. 안철수연구소 V3 제품은 경쟁사 대비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20% 정도 가격이 비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백신 시장의 경우 1년 마다 재계약을 맺기 때문에 윈-백 기회가 많긴 하지만, 가격 경쟁 보다도 서비스 경쟁이 중요해 외국계 회사들이 고전해 왔다. 백신은 설치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고객 요구나 신규 악성코드 대응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야 하므로, 서비스 경쟁력 때문에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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