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환 씽크포비엘 대표

[아이티데일리] 본지(컴퓨터월드/IT DAILY)가 지난달 25일 양재동 엘타워에서 ‘제18회 2021 데이터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성공적인 하이브리드 데이터 플랫폼을 위한 A to Z’라는 주제로, 각계 전문가와 기업들이 다양한 데이터 관련 솔루션들과 사례들을 공유하며 성공을 위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클라우드의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기업들의 IT 인프라가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환경으로 옮겨가고 있다. 하이브리드 환경에서는 데이터가 생성 및 활용되는 포인트가 증가해 관리해야 할 범위가 늘어나면서 전 세계 기업들이 자사의 데이터 관리 역량을 재차 점검하게 만든다. 아무리 정확한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원하는 데이터를 적시에 찾고 활용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이번 ‘2021 데이터 컨퍼런스’는 복잡한 하이브리드 IT 환경에서 데이터를 손쉽게 찾고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한 마이데이터와 메타버스, 그래프DBMS 등 최신 IT 기술과 트렌드를 데이터 관점에서 살펴보는 시간도 준비됐다.

이날 ‘2021 데이터 컨퍼런스’의 마지막 세션은 트랙1·2로 나뉘어있던 참가자들이 다시 한 자리에 모여 진행됐다. 마지막 세션은 박지환 씽크포비엘 대표가 연단에 올라 ‘순수한 열정만으로 모은 데이터, 위험한 인사이트와 나쁜 AI를 만든다’는 주제에 대해 발표를 진행했다.

박지환 대표는 가장 먼저 참가자들에게 “AI는 왜 치명적인 실수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AI와 머신러닝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많은 사건사고들이 발생하고 있다. 무인 자동차경주 차량이 주행 중에 코스를 이탈해 벽을 들이박고, 독일에서는 자율주행차가 장애인을 인식하지 못해 사고를 냈다. 축구공을 자동으로 추적하도록 프로그래밍된 카메라는 대머리 심판의 머리를 축구공으로 착각하기도 했으며, 아마존이 AI 기반의 인재 채용 모델을 적용했다가 여성 차별 문제가 불거지는 사태도 발생했다.

박지환 씽크포비엘 대표

박지환 대표는 “이러한 문제는 데이터가 부족했거나 개발자들의 역량이 부족해서 일어난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는 AI를 학습시킨 데이터들이 중립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데이터를 생성한 사람들의 무의식적인 편견이 AI에 반영됐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AI는 입력된 데이터에 기반해 출력값을 내므로, 학습시키는 데이터들을 면밀히 분석하지 않으면 얼마든지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AI 알고리즘을 고민하기에 앞서 제대로 된 학습용 데이터를 마련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최근 정부에서는 기업의 데이터 활용을 가속화하기 위해 대량의 공공데이터들을 개방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아무 데이터나 필요한 게 아니라 학습에 사용할 수 있는 검증된 데이터가 필요하다. 처음부터 완벽한 데이터를 제공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어디에 문제가 있고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 정도는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박지환 대표는 “우수한 AI 기반 서비스들이 시장에 안착하고 글로벌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품질 좋은 데이터들이 확보돼야 한다. 정부에서는 데이터를 풀기만 할 게 아니라 올바른 데이터를 구분할 수 있는 공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데이터에 대한 공적 기준, 그리고 데이터의 다양성과 밸런스를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이 만들어져서 민간시장에 뿌리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적으로 AI의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기준들이 나오고 있다. ISO25012와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들은 해당 AI가 고지된 대로 정확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지에 초점을 찾문다. 입력값에 오류는 없는지, 결과값은 제대로 표시되는 지를 검사하는 것이다. AI가 학습한 데이터의 편향성을 검사할 수 있는 기준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박지환 대표는 “앞으로 AI에 중요한 것은 성능이 아니라 신뢰성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국회의원들을 통해 좋은 법안들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국회에 계류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GPT-3 사례에서 보듯 글로벌 AI 기업들이 자사의 기술력을 빠르게 고도화해나가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도 박차를 가해 따라갈 수 있도록 발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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